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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있는 여자의 매력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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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코 뇌리에서 지울 수 없는 짜릿하고도 강렬한 경험이 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나의 성욕의 정체성을 결정지어버린 획기적인 경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체 그게 어떤 경험이었느냐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말해서 내 여자친구가 내 친구들에게 강간을 당했던 일이었다.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강간이라기보다 난교에 가까웠다. 그리고 물론 나는 내 친구들이 여자친구를 범할 것이란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거기에 합의까지 한 상태였다. 그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는 흔히들 말하는 "노는 애"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꽤 잘나가던 여자애였다.

예쁘장한 얼굴에 교복 입은 학생답지 않게 뛰어난 발육과 색기를 자랑하던 몸매. 덕분에 교복 상의 위로 탱탱하게 솟은 젖가슴이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였던 나와 내 또래들의 자지를 종종 자극하곤 했다. 그렇게 잘나가는 애를 어떻게 사귈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행운이었지만, 애초에 그 년도 내가 진짜로 좋아서 사귀었다기보다, 그저 그 나이 때 흔히들 느끼는 "재미삼아." 식 연애를 했던 것을 떠올린다면 그리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진짜 행운은 그 쓸만한 애를 상대로 결코 흔히 해보지는 못할 그런 진귀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친구의 생일, 빈집에 초대받은 우리는 계획대로 내 여자친구를 진탕 취하게 하여 정신을 아예 끊어버렸고, 그 뒷일은 그다지 어려워질 게 없었다.

친구들은 마치 걸신들린 거지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 여자친구의 옷을 게걸스럽게 벗겨댔다. 말이 애인 사이지, 자신이 "수준급"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했던 그 년은 만남 하나에도 평소에 굉장히 까다로운 면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그렇게 옷을 홀랑 벗고 무방비한 알몸이 되어있는 꼴을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친구들을 통해서 처음 볼 수 있었는데, 그때의 짜릿한 흥분이 뇌리에 단단히 틀어박히고 만 것이다.

내 여자가 타인의 손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하는 그 역설적인 자극. 그것은 너무나도 이상야릇한 흥분임과 동시에 일종의 스릴 넘치는 쾌감의 형태로 변모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이 강제로 집단 난교를 당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던 나머지 어디 가서 제대로 된 하소연조차 하지 못했는데, 얼마 후에 갑작스러운 전학을 가버렸고 그 후로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그때의 경험 이후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그때 겪었던 짜릿한 맛을 잊지 못한다. 내 여자를 다른 남자의 손으로 굴려 먹게 하고 싶은 변태적인 성욕. 더불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이질적인 또 하나의 욕구도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내 손으로 "다른 남자의 여자"를 맛보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그 때문인지 항상 "스와핑"이라는 것에 관해 관심이 지대했다. 남의 여자를 먹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그리고 남이 내 여자를 먹을 때 내 기분은? 이런 알 수 없는 기묘한 호기심과 흥분이 항상 나를 간지럽히며 성욕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연애할 때 내가 한 여자에게 느끼는 "소유욕"이 점점 강해질수록 마음속의 한 귀퉁이에서는 그런 성욕이 동시에 똑같이 더 강하게 고개를 쳐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창시절의 그 짜릿한 경험 이후로, 아직은 그런 터부(taboo)에 가까운 성욕을 행동으로 직접 옮겨보지는 못했다. 적어도 아직은 말이다.

내가 그때 이후로 숱하게 거친 미적지근한 몇 번의 연애 끝에 나는 이십 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하늘이 내린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이름은 성유미. 그녀와 사귀게 된 것은 정말이지 대어를 낚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물론이고, 남들이 보기에도 열에 아홉은 예쁘다는 칭찬이 자자할 만큼 미인이었으니 말이다.

미인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유형의 미인들이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유미는 전형적인 청순미를 자랑하는 타입이었다. 찰랑거리는 검은 생머리와 순진해 보이는 맑은 눈망울, 마스카라로 올린 긴 속눈썹과 수수한 원피스가 매우 잘 어울리는 그런 여인. 가늘고 늘씬한 몸매의 그녀가 힐을 신은 쭉 뻗은 다리로 캠퍼스를 걸을 때면 남자친구인 내가 옆에 있어도 교내의 숱한 남자 놈들이 내 여자를 흘끗거리며 훔쳐볼 정도였다.

그래서 처음 유미와 성적인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을 때에는 그런 청순한 미인을 상대로 스킨십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자극이었다. 보통 남자들은 이렇게 순수해 보이는 미인에 대한 어떤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 몽롱한 환상을 깨뜨리고 그녀의 청순한 매력을 짓밟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내게는 마치 신대륙의 발견처럼 느껴졌다.

이런 생각을 그녀가 진즉에 알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일이지만, 나는 겉으로는 꾸준히 그녀만을 위해주는 최고의 남자친구를 연기했다. 아니, 사실 그건 따지고 보면 연기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유미를 좋아했지만, 그와 동시에 그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성적 쾌감 역시도 갈구했으니까. 그게 보통의 성적 욕구와는 크게 엇나간 "색다른" 형태의 욕망이었다고 해도….

마침내 그녀와 첫 성관계를 하고, 그 뒤로 숱한 섹스를 하면서 오랜 시간 서로 연애를 하다 보니 어김없이 어릴 적부터 가져왔던 그 "역설적인 성욕" 즉, 스와핑에 대한 욕망이 고개를 서서히 쳐들기 시작했는데, 사실 연애를 오래 했기 때문에 이런 욕망이 생겨났다기보다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그 욕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는 억누를 수가 없어서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났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꽤 오래도록 연애를 했지만, 여전히 내 여자의 미모를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는 남자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그 눈길의 대부분은 크든 작든 간에 불순한 성욕을 내포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저 여자를 가져보고 싶다"라는 욕망 말이다. 사실 미인을 탐하고 싶어하는 남자의 본능은 그 미인이 "누구의 소유"인지 따위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는 듯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그 비정상적인 욕망도 어쩌면 모두에게 조금씩은 존재하는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그런 시선을 느낄 때면 "그 남자들"에 의해 유린당하고 짓밟히는 유미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번에는 그런 욕망과 더불어 "다른 남자"의 여자를 직접 범하고 싶다는 또 하나의 욕망도 그에 못지않을 만큼 강렬하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그것은 내가 가진 "수준급"의 여자를 다른 남자에게 바치는 대신에 그 대가로 내가 취하고 싶은 일종의 "보상 욕구"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2년을 넘게 사귀었다. 슬슬 섹스하더라도 가끔은 식상함을 느낄 때가 된 것이다. 물론 다른 남자들은 이 정도의 여자와 섹스를 하면서 식상함을 느끼는 것이 말이나 되느냐는 생각을 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그녀와의 성관계는 진즉에 시들시들해졌을 것이다. 나를 흥분시키는 것은 그녀 자체의 육체가 아니라 그녀의 육체를 바라보는 타인의 욕망 어린 시선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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