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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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

1화

웹소설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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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5세의 평범하고 유부남 직장인 현수.

그는 특별한 외모도, 특별한 장기도 없고, 그저 남들과 똑같이 총각 시절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술 먹고, 여자 꼬시는 얘기로 늦은 밤까지 열을 올리고, 가끔은 사창가도 기웃거리고,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보면 흘끔거리기는 하지만 가서 말을 걸 용기는 없고, 회사 여직원이 짧은 미니스커트라도 입고 온 날이면 괜히 왔다 갔다 하며 그 여직원 다리나 훔쳐보고, 부모님께는 명절마다 잊지 않고 찾아뵙거나 전화도 드리고...

그저 그렇게 재미라고는 없는 인생을 살던 청년이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된 연지라는 여자와 어찌어찌 잘 연결이 되어 3년 전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렇게 유복한 집안은 아니어서 사회에 나와 혼자 돈을 벌고 모으며 살아왔고, 연지와 결혼을 하게 될 때도 가지고 있는 돈이 부족하여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해 경기지역으로 나와 아파트 전세를 얻어 신혼집을 꾸렸다.

대부분이 그렇듯 서울 내에서 자리 잡고 살고 싶었지만, 그와 그의 아내에게는 그만한 재산과 또 양쪽 집안에서의 지원이 부족한 터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그가 자리 잡은 곳은 안양이었다, 다행히 안양역에서는 서울로 가는 급행 지하철이 다녔고 그는 서울역 부근이 회사였기 때문에 그나마 출퇴근 길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겠다는 위안으로 삼고서 서울을 포기하고 안양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당시에는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밀린 선택이었지만, 그것이 그의 앞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가끔 직장 동료나 친구와 술 한잔 하고, 집에 와서 아내를 품기도 하고, 그냥 자기도 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그런 끔찍히도 조용하고 무료한 나날이 3년간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평범한 듯, 평온한 듯 지나가던 시간 속에서 그에게는 조금씩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는데, 그것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러한 이유가 시작이었다.

다행히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 남들에 비해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던 그는 결혼 후에 아내의 내조 덕인지 생각보다 돈이 빨리 모이고 있어, 얼마 안 있으면 자기 집도 사고 10년이 다 되어 가는 낡아빠진 자가용도 바꿀 수 있겠다 싶었다.

어느 날 그는 그의 아내 연지에게 그 즐거운 미래 얘기를 했다.

"여보.. 우리 어느새 3년 만에 돈을 이 정도나 모았네? 이 정도면 내후년쯤에 은행 대출도 좀 같이 받아서 서울로 전세 들어가거나, 아님 이 근처에서 좀 더 큰 집을 살 수도 있겠는데? 아님 집은 1년 더 미루고 내년에 우리 차 좀 큰 거로 바꿀까?

우리도 이제 아이가 나중에 생길 텐데 좀 큰 차가 있으면 좋잖아."

"....."

"응? 어때? 나도 회사에서 연봉도 꽤 잘 오르는 편이고, 그 정도 계획이면 괜찮겠지?"

"... 여보, 당신 열심히 돈 벌고 애쓰는 거 아는데 우리 좀만 더 참자. 괜히 은행 대출받아봤자 이자만 나가고. 우리 지금 집 주인 할아버지도 우리 좋다고 전세 연장해서 오래 살아도 된다고 그러고, 지금 이 집 우리 살 만하잖아. 그리고 차도 아직까지 한 번도 말썽부린 적 없고, 저거 지금 팔아봤자 얼마 되지도 않을 텐데 그걸로 새 차 세금도 못 내겠다.. 자기 조금 아쉽고 힘들겠지만, 앞으로 5년만 눈 꼭 감고 열심히 살아보자. 우리 아기 생겨도 아기한테 들어가는 돈 쓸데없이 안 쓸 테니까 우리 같이 좀만 더 해보자. 5년 뒤면 자기가 말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우리에게 생겨 있을 거야.. 응?"

현수는 그런 아내의 말에 처음에는 동감을 했다.

하지만 왠지 현수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내는 집에서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집안일만 하고 있으면서, 그렇다고 직장 경력도 있는데도 일을 해서 같이 돈을 벌 생각도 않고 집에서 쉬고 있고... 내가 벌어다 준 돈 관리만 하는 아내가 왠지 야속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그는 자기가 번 돈을 제대로 써본 적도 없다. 한마디로 내가 돈은 벌었는데 내가 내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그런 억울함 그리고 허탈함이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도 현수에게는 허탈감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고, 그 이후로도 두어 번 아내와 협상을 시도해보았지만 아내는 번번이 같은 논리로 그의 뜻에 동조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아내를 그렇게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아내 연지, 그녀는 사실 예쁘다. 그의 이상형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예쁜 얼굴이었다.

160이 넘는 적당한 키에 50킬로 정도 되는 좋은 몸매. 아담한 가슴.

사실 현수에게 외모로는 절대 부족함이 없는 연지였기에, 연애 초반 현수는 연지의 미모때문에 많이 들이댔다. 찝쩍거렸다는 게 맞겠다.

현수와 동갑이었던 그녀는 당시 32살이라는 나이 때문인지 의외로 현수에게 마음을 쉽게 내주었고 만난지 일주일 만에 그들은 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는 불과 몇 개월 만에 그 둘은 결혼하게 되었는데.. 사실 현수는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연지가 오히려 결혼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었고, 현수는 뭐 이정도 여자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결혼한 것이었다.

외적으로 보면 그 둘은 그렇게 결혼 후 불타올랐을 것 같지만, 왠지 그들의 결혼 생활은 꼭 섹스 파트너 사이 또는 결혼한 지 10년 된 부부 같은 사이였다. 신혼 때도 그렇게 화끈한 섹스를 한 것도 아니었고, 연지가 현수에게 애교를 피운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고..

현수는 연지가 성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다른 여자들처럼 자신 앞에서 야한 옷을 입고, 남편을 흥분시킨다거나, 섹스 관계시 거림낌 없이 자신의 느낌을 표현한다거나 그런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으나 그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심한 거부 반응을 항상보여왔고 잠자리에서도 항상 수동적이고 조용했다. 그러다 보니 부부의 성생활이 그렇게 만족 스럽지 못했다. 현수는 이런저런 이유들이 쌓여 자신의 아내인 연지와의 생활이 불만족스럽게 느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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