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엄마는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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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즈툰

    친구 엄마는 내꺼

친구 엄마는 내꺼

1화

웹소설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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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아! 너 내 부탁 좀 들어 줄래?"

"갑자기 무슨 부탁?"

"영진이 너 잘 알잖아? 내가 지금 시연이랑 사귀고 있는 거"

"그래서?"

"시연이가 사고 싶은 것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산대"

"그럼 참아야지 방학 때 알바를 해서 사든가"

"에이 시연이 그 애는 그런 것 못해"

"그럼 네가 사 주면 되잖아"

"그래서 말인데 요즘 우리 아버지나 엄마가 도통 나에게 돈을 잘 안 주거든"

"야! 민수! 너희 엄마 아빠가 부동산 재벌이라는 거 내가 다 아는데 왜 너에게 돈을 안 주나?"

"그게 말이지 내가 돈을 너무 헤프게 쓴다고 우리 아버지나 엄마가 한 달 용돈 외에는 절대로 주지를 않아"

"그거 참 잘하는 거야 돈을 아껴서 쓰는 것은 잘 하는 거지"

"나 뿐이 아니고 우리 누나도 용돈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초등학생 둘 미술과외 하고 있는데"

"거 봐 너희 누나 본 좀 봐라"

"나는 우리 누나랑 달라 어차피 우리 누나 시집가면 우리 집 재산은 내 것이 다 될 것인데 미리 좀 필요할 때 쓰자는 것인데 너무 우리 아버지나 엄마가 돈에 인색해서 나는 불만이야!"

"그래서 어쩌라고?"

"영진이 너하고 나하고 같이 우리 집에 몰래 숨어들어가서 우리 집 비밀 금고 문을 열어서 돈을 훔쳐 둘이 나누는 거야"

"뭐 ???"

나는 민수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어 잠시 할 말을 잊은 채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았다.

"왜? 겁나냐?"

민수는 마치 나를 시험을 하듯이 내 심기를 건드렸다.

"뭐? 겁이나? 아니 그런데 이 자식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자기 집에 들어가 같이 도둑질을 하자고 해? 야 너 혼자 해도 되잖아 너희 집인데"

"아 그게 아니고 영진이 네가 도와주어야 가능한 일이야"

나를 보고 애원을 하듯이 하는 민수의 말에 나는 더 이상 대꾸도 하기가 싫어서 운동장 나무 밑에서 둘이 같이 서 있다가 교실로 나 혼자서 들어와 버렸다. 나의 이런 태도에 민수 녀석은 무척이나 상심이 되는지 마치 울상이 되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나는 갑자기 시연이가 무척이나 얄미워 졌다.

어리벙벙한 민수를 꼬아서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는 계집애의 그 얄팍한 속셈이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다.

"어머! 영진아! 혼자 들어 와? 민수는?"

"응? 그건 민수가 들어오거든 물어 봐"

나는 호감을 가지고 다가와서 말을 거는 시연에게 귀찮아하는 말투로 대답했다. 계집애가 완전히 날라리처럼 민수를 갖고 노는 것이 나는 정말 싫었다.

그런데 시연에게 푹 빠진 민수는 자기의 그 고집스런 생각을 좀처럼 버리지를 못하고 틈만 나면 나에게 달라붙어 자기 집 비밀금고에서 돈을 꺼내는 도둑작전을 함께하자고 귀찮게도 졸라댔다.

민수의 이런 끈질긴 태도에 나는 그만 지쳐서 이제는 도저히 민수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내가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나를 민수가 이렇게나 귀찮게 하니 어쩔 수 없이 들어주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야 민수가 시연이랑 둘이 사이좋게 사귀는 것도 볼 수 있고"

나는 이런 말을 혼자 중얼거리며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민수의 말에 따르기로 하였다.

세상에 믿을 놈이 없다는데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나를 자기의 제일 친한 친구로 알고 그런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같이 실행에 옮기자는데 마음이 마침내 움직였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경우라는 말이라고 느껴졌다. 민수는 석가탄신일이 공휴일이니 그날을 작전 개시일로 정하여 나에게 통보를 해 왔다.

며칠 뒤 석가탄신일에 민수가 자기 집에 오라는 시간에 가니 미리 준비한 검은 복면을 나에게 주었다.

"우리가 무슨 검은 마적단이냐? 검은 복면을 쓰게?"

"혹시? 들킬지도 몰라 복면을 쓰는 것이 안전하지 안 그래?"

내 말에 민수는 안전이 최고라는 듯이 말했다.

"에라! 이 도둑놈아! 세상에 네가 사는 집을 털어? 너희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기절초풍을 하겠다."

나는 민수의 하는 꼴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민수 아버지는 오늘 친구들과 산행을 떠나고 민수 누나는 자기친구들과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고 민수 엄마는 미용실에 들른다고 집을 비웠다. 기회는 정말 민수 놈이 잘 잡았다.

둘이서 검은 복면을 쓰고 민수 엄마 아버지가 거처를 하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왜 그런지 나는 가슴이 들뜨며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스파이 작전을 하는 것처럼 흥분이 되었다.

부동산 재벌집이라 그런지 안방 벽에 걸린 큰 동양화 그림 뒤에 비밀 금고가 숨겨져 있었다. 민수 놈이 자기 집이라 이런 비밀을 모를 리가 없었다.

"비밀번호가 뭐야?"

"아 그건 나도 잘 모르는데"

"뭐? 아니 이 자식이 누굴 엿 먹일 일이 있나? 그것도 모르고 어떻게 금고의 문을 열어?"

나는 민수의 어벙한 말에 그만 화가 치밀어 소리를 질렀다.

"아 그게 영진이 너는 머리가 천재라서 이 금고 문을 열 줄로 알고 그래서 너 보고 같이 하자고 그랬는데"

"아유! 아 바보 천치 같은 자식! 이렇게 튼튼한 금고 문은 천재 아니라 그 누구도 비번 모르면 못 열어!"

나는 그만 화가 치밀어 민수네 집 안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바로 이때였다.

자동 대문 키 입력하는 경보음이 났다.

"어이쿠! 우리 엄마가 왔나 봐"

민수가 자기 집 대문 경보음 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란다.

"이런 시발!"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저절로 나오며 갑작스런 민수엄마의 출현에 나는 무척이나 당황하였다.

들킨다면 우리 집에 연락이 갈 것이고 그러면 우리 엄마가 울고불고 야단을 칠 것이 분명하였다.

"아이고! 저런 머리 나쁜 것을 믿고 따라 온 내가 미쳤지!"

나는 내 자신이 마치 귀신에게 홀린 것처럼 느껴졌다.

드디어 집 마당을 지나서 집 현관 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찰카닥" 하는 소리와 함께 민수네 집 현관문이 열리고 응접실로 들어서는 민수엄마의 발자국 소리가 났다. 이런 일을 난생처음으로 하다가 보니 어디 제대로 수습이 될 리가 만무하였다.

사람이 당황하면 그 좋은 생각도 전혀 떠오르지를 않았다.

평상시라면 얼른 검은 복면을 벗어버리고

"어머니! 안녕하세요! 저 민수 친구 영진이입니다."

이렇게 해 버렸으면 만사가 형통했을 것인데 왜 이런 생각이 나지를 않는지 내가 생각해도 이상할 지경이었다. 더구나 민수의 방도 아니고 민수엄마 아버지가 함께 거처를 하는 안방이라 그 방에서 둘이 있다는 것 자체도 의심이 갈 만한 요소는 충분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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