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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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이야기

1화

웹소설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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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출발한 부산행 새마을호 열차의 특실은 무척 깔끔하고 쾌적하다. 내 옆자리에 앉아 8월 한 여름밤의 어둠에 잠긴 창 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는 그녀의 옆얼굴은 무척 아름답다.

그때, 그녀가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승대 오빠, 무슨 생각해?”

“으응, 아, 아무 생각도 안 해.”

내가 얼떨결에 대답하자, 방긋 미소를 머금은 그녀가 뒷좌석에서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희희낙락 웃음을 터뜨리는 함선아와 강도하를 돌아보았다.

“아주 신났군.”

샘이라도 난 듯 투덜거린 그녀에게 이끌린 내가 뒷자리를 돌아보자, 선아의 어깨를 팔로 감싼 채 야릇한 웃음을 머금은 도하가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피! 도하 오빠, 볼에 입술자국 좀 지우시지.”

그녀가 다른 승객들 눈치를 살피며 빈정거리듯 속삭이자, 선아가 재빠르게 손으로 도하의 볼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닦았다.

“계집애, 무드 깨는데는 선수라니깐.”

입술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린 함선아는 옅은 노란색으로 염색한 단발머리를 머리 중앙에서 양옆으로 정갈하게 늘어트린 한쪽 머릿결이 눈가와 볼을 가로질러 목의 중간에서 안쪽으로 살짝 말렸고, 다른 쪽 머릿결은 귀 뒤로 말끔하게 빗어 넘겼는데, 양옆으로 두 군데씩 하얀색으로 염색한 머리스타일이 이목구비 또렷한 아름다운 미모와 무척 잘 어울린 그녀는 168센티미터의 늘씬한 키로 풍만한 몸매도 매력적이다.

“알았어, 계집애야.”

선아를 곱게 흘겨보며 투덜거린 그녀에게 이끌린 나는 그녀처럼 선아와 도하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바로 앉았다. 그때, 대전 역에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이 기내에 흘렀다.

“부산까지 아직 멀었어, 오빠?”

“아직 한참 남았어. 피곤하지?”

“피곤하다면 안 돼지. 우리가 기차를 고집했는데.”

아름다운 미소를 방긋 머금은 채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그녀에게서 향긋한 샴푸냄새와 함께 은은한 향수가 후각을 자극하자, 내 가슴이 갑자기 야릇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승대 오빤 작가 지망생이니까 편지는 잘 쓰겠다?”

“잘 쓰기는.”

나는 말을 얼버무렸다. 회사원인 두 살 아래의 남동생과 함께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나의 꿈은 소설가였지만 두 달 전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으나 아직 소식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다.

“오빠, 정말 아다라시야? 도하 오빠가 그러던데.”

침묵하던 그녀가 갑자기 코맹맹이 소리로 속삭였다.

“얘가 별소리를 다하네.”

“피! 언제 한번 검사해봐야겠는데. 스물 여섯 살 한참 때인 오빠가 아다라시라. 소설가가 되려면 경험도 필요할 텐데.”

그녀가 야릇하게 속삭이며 한 손을 슬그머니 움직여 내 손을 감싸 잡았다. 야릇한 느낌과 함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나는 손을 빼내려 했지만, 힘주어 감싸 잡은 그녀의 손을 떨치지는 못했다.

“아, 졸립다.”

“졸리면 한숨 자.”

내 대꾸를 기다렸다는 듯, 내 가슴으로 안기다시피 몸을 기대며 눈을 감은 채, 내 손을 꼭 감싸쥔 그녀의 손이 한차례 꿈틀거리더니 그 팔꿈치가 나의 살덩이를 슬그머니 건드리듯 이내 누르고 말았다.

아! 어쩌란 말인가? 잠잠하던 나의 살덩이가 이내 성을 내며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던 나는 가슴에 안기듯 몸을 기댄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나의 시선이 찾아간 곳은 소매 없이 가슴살이 보일 듯 말 듯 파인 하얀 원피스의 가슴부분이었고, 상체를 구부리고 있는 탓에 가슴부분이 들추어있어 하얀 브래지어에 감싼 채 터질 듯 풍만한 그녀의 가슴살이 훤히 보이고 있었다.

그때, 다시 대전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 방송과 함께 기차가 정차를 하자 그녀가 눈을 뜨며 내 품에서 떨어졌다.

“깜박 졸았네.”

나를 바라본 그녀의 눈빛이 야릇했고, 고개를 쳐들었던 나의 살덩이는 순식간에 잠든 상태였다.

“오빠, 눈빛이 좀 이상하다?”

“뭐, 뭐가?”

“어머, 얼굴도 빨갛게 상기됐네.”

“어, 더워서 그런가봐.”

기내는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했지만, 얼굴이 후끈거린 나는 그렇게 둘러댔다. 그녀의 눈빛은 잠시의 쾌락에 휩싸였던 나를 알고있다는 듯 묘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유주미. 함선아의 친구로 스물 네 살 동갑인 그녀는 긴 생머리를 짙은 황금빛으로 염색해 무척 이국적인 느낌을 풍기는 아름다운 미인이었으며, 166센티미터의 늘씬한 키에 나무랄데 없는 풍만한 몸매와 각선미가 일품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주미와 선아가 단란주점 여종업원이라는 사실이다. 한달 전 도하와 함께 그녀들이 일하는 단란주점에 간 것이 인연이 되어 몇 차례 만났었고, 여름 피서를 함께 가는 것인데, 눈치를 보니 도하와 선아는 이미 육체의 향연을 불태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정차했던 기차가 다시 출발하자 뒷자리에 승차하고 있던 도하와 선아가 화장실을 가려는지 통로로 나왔다.

“어디 가게?”

나는 주미의 야릇한 시선을 피하듯 도하와 선아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앉아있기 답답해서 담배나 한 대 때리게. 승대야, 너희들도 함께 가자?”

“분위기 깬다고 투덜대는 여우 때문에 사양하네요.”

주미가 도하에게 입술을 삐죽이며 내 팔에 매달렸다.

“계집애.”

주미에게 입술을 날름거리곤 도하의 팔에 매달린 선아가 끌다시피 객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통로로 향했다.

“승대 오빠, 저 엉덩이가 여러 남자 잡은 엉덩이라니깐.”

객석에 앉아 내 팔에 매달린 채 몸을 밀착한 주미가 통로 끝을 향해 걸어가는 도하와 선아를 바라보며 빈정거렸다. 주미처럼 소매 없는 하얀 원피스차림인 선아의 엉덩이는 잘록한 허리 때문에 유난히 풍만해 보였고, 겉으로 드러난 팬티선으로 인해 더욱 섹시하게 시선을 자극했다.

곧, 도하와 선아가 통로 끝의 자동문을 열고 사라졌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꽤 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도하와 선아의 모습에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고, 도하의 목 피부에 약간의 작은 상처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무슨 향연이 있었는가를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고, 오히려 내가 쑥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피! 재미들 좋은가보네.”

도하와 선아가 뒷좌석으로 사라지자 주미가 투덜거렸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던 그녀가 내 옆얼굴을 바라본 채 가만히 손을 옮겨 내 손등을 쓸더니 긴 반바지차림인 내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야릇한 쾌감이 전신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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