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하긴 아까워
1화
웹소설 작가 -
본문
언제부터인가 여자들이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얌전히 집에 있으면서 밥하고, 세탁기 돌리고, 청소하고, 아이들 숙제를 돌보아 주면서 정신없이 생활하던 아줌마들이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 여자들은 그동안 애써 억눌러 왔던 욕망의 시선을 밖으로 돌려보니 새롭게 보이는 세상의 모습에 지나간 세월이 무척 아쉬운 점이 많았을 것이다.
아줌마들이 일단 밖으로 눈을 돌려보니까 이건 뭐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아니? 멋있고 잘생기고 튼튼한 남자들은 왜 그렇게 많은지..?. 하나같이 미남이고 씩씩해 보였다.
다들 어디에 처박혀 있다가 이제야 나타나는 것인지…? 도무지 가슴이 설레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자신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변한 세상에 놀랄 뿐이다.
예로부터 승려가 고기 맛을 보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고 했던가? 아니면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한 번 빠지면 도낏자루 썩는 줄을 모른다고 했던가?
아무튼, 여자 나이가 삼십이 넘으면 그동안의 연습으로 섹스에 대한 묘미는 터득한 뒤이고, 섹스가 한번 끝난 뒤에도 여운이 남고 물밀 듯이 밀려오는 새로운 욕심에 밤잠을 못 이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때쯤이면, 남편은 신혼 초처럼 아기자기하게 애무를 해 주고 온몸을 핥아 주면서 정겨운 말을 해서 여자의 기분을 고조시켜 주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어쩌다 한번 섹스를 하게 되면 대화도 없이 그냥 여자의 러브 홀에 불쑥 물건을 집어넣고는 허리를 몇 번 놀리다가 급하게 사정을 하고는 몸을 일으키기 일쑤이다. 사랑보다는 의무방어전일 경우가 많다.
그나마 의무방어전일지라도 여자는 눈을 살며시 감고 자신의 러브 홀에 들어오는 남편 물건의 감촉에 서서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해서 좀 더 오래 즐기고 기분을 느껴보려고 감았던 눈을 뜨면 벌써 남편은 허리를 올리면서 물건을 빼고는 화장실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고 해서 체면상 또 해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이건 그냥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격이다. 뜨거워진 몸을 주체하지 못해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슬금슬금 남편의 눈치를 보면 남편은 또 해 줄 낌새는 아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쑥스러운 기분으로 남편을 어렵게 보채서 간신히 자신의 배 위에 올려놓고 보면 이건 또 남편의 물건이 제대로 서지 않아서 애를 태울 때가 많았다.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인간인 이상 성욕도 같은 것인데 왜 여자들만 시원스럽게 배설을 하지 못하고 끙끙 앓아야 하는지 이건 아주 불공평한 일이다.
여자도 시원하게 배설을 하지 못하면 아랫도리에 응어리가 맺혀 있는 것 같은 아주 찜찜한 기분이다. 그 찜찜한 기분은 세월이 지나면 가슴으로 올라와서 가슴앓이가 된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자신의 몸을 달래 줄 예비용 남자가 필요한 것이다. 여자는 결혼했다고 해서 오로지 한 남자의 물건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자들이 비상용으로 애인을 만드는 데에는 나름대로 원칙이 있다. 그 원칙은 철저하게 지키려고 한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위험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총각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한다. 유부녀들이 총각을 좋아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아마 예전에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이 시대의 유부녀들은 총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총각은 잠깐 데리고 놀기는 좋겠지만, 만약 일이 잘못되면 총각이 죽자사자하고 눌어붙을 수도 있어서 남편에게 들킬 염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진퇴양난에 빠져서 재미 좀 보다가 아예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세상의 어떠한 일이든지 들켜서는 곤란하다. 성경에 십계명이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십일 계명이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 적을 것이다.
성경의 십계명은 대부분이 ??- 하지 마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살인하지 말라…간음하지 말라…등등… 그렇지만, 열 첫 번째 계명은 아주 간단하다.
"제11계명 - 들키지 마라"
만약 기독교에서 이것을 정식 계명으로 채택한다면 세상은 얼마나 자유스럽고 살만한 곳이며 얼마나 기쁘겠는가? 아마 자유를 얻을 사람이 무척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로써는 이것이 부디 정식 계명으로 인정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니 은밀하게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 애인을 갖는 유부녀들은 남편과 정이 떨어져서 다른 남자를 찾는 것은 옛날이야기다. 현대의 유부녀들은 남편에 대한 정도 많고 남편에게 잘해 주고 아이들도 잘 키우면서 따로 애인을 두는 경우가 많다.
남편과의 성생활도 지극히 정상적이기는 하지만 흔히 말하는 양손에 떡을 쥐고 싶은 것이고, 들고 있는 떡을 놓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그것이 이제까지 눌려 왔던 정당한 권리를 되찾는 일이기도 하다.
둘째, 직업이 없는 사람은 아무래도 곤란하다. 남자가 아무리 섹스를 잘하고 힘과 기교가 좋다고 할지라도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 여자에게 손을 벌리기 마련이고 자꾸 손을 벌리다 보면 욕심이 커져서 여자는 자칫하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을 수가 있다.
셋째, 나이가 많은 사람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흔히 마음이 편하고 포근하다고 해서 늙은 사람을 애인으로 두는 경우도 있지만, 나이가 많으면 아무래도 섹스가 형식적이고 기교도 없으며 무조건 빨리 끝내려고 해서 재미가 없다. 그렇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든 사람은 섹스를 오래 해서 좋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남자의 물건을 세우는데 한 시간, 간신히 세워놓고도 여자의 러브 홀에 집어넣고 물을 싸기까지가 무려 한 시간이 걸리니 여자가 먼저 지쳐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건 애간장이 탈 노릇이다.
섹스할 때에는 마음과 몸이 일치되어야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젊은 사람은 여자의 마음이 고조되고 흥분도 되기 전에 싸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젊은 사람과는 두 번을 해야 간신히 직성이 풀린다.
나이가 든 사람은 여자가 이미 흥분이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때에 물을 뿌려 주지 못하니까 밭이 메마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매정하게 빼라고 할 수도 없고 그저 처분만 바랄 뿐이니 도통 재미가 없다.
그렇다면, 유부녀들이 으뜸으로 꼽는 남자 애인에 대한 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직업과 직장이 확실해야 하고 나이는 40세 이전의 유부남이 최고의 조건이다. 40세 이전이라도 미혼은 인기가 없다.
이런 조건의 사람은 여자와 관계를 한 뒤에 만약 일이 잘못되더라도 먼저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겁이 많다. 그래서, 재미를 보고도 서로 입만 다물고 있으면 절대로 남편에게 들킬 염려는 없다.
그리고 경제적인 능력도 있을 것이므로 돈이 들지 않아서 좋다. 남자를 만나서 모텔에 들어가기 전에 평소에 집에서 먹을 수 없었던 맛있는 음식을 생각해 두었다가 얻어먹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육체적인 쾌락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임도 보고 뽕도 딸 수가 있으니 좋은 것이다.
요사이 직장에 다니는 중년 남자들은 절대로 저녁에 여자를 만나지 않는다. 주로 점심시간에 만나서 한바탕 즐기는 것이 보통이고 저녁에 여자를 만나서 모텔에 들어가는 남자는 아직 덜떨어진 사람이 분명하다.
여자들도 남자를 저녁에 만나는 것을 꺼린다. 저녁에 만나면 으레 식사하면서 술을 한잔 해서 모텔에 들어가서 정작 힘을 쓸 때는 물건이 말랑말랑해서 재미가 하나도 없다. 생고기를 집어넣은 것 같아서 기분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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