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매끈하게 잘 빠졌다.
윤호는 새로 입주하게 된 아파트가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낙원아파트라는 이름도 왠지 그랬다. 그리 큰 평형은 아니지만 방 두 개에 작은 거실이 있을 정도니, 혼자 살기에는 딱 좋은 크기다. 게다가 지은 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은 아파트라 손이 갈 곳이 거의 없었다.
“아~, 이제 여기가 나의 보금자리인가?”
윤호는 점심때부터 이삿짐을 풀기 시작했지만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도무지 짐 정리를 하기가 어려웠다. 역시나 이럴 때에는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싶었다. 윤호는 아파트 앞 놀이터로 나왔다. 윤호의 어릴 적 기억이라면 아파트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뛰어놀고 있어야 제 맛이었다.
하지만 놀이터 휑하니 썰렁한 바람만 불 뿐이었다. 결국 윤호는 쓸쓸하게 놀이터 주변을 왔다 갔다 하다 아파트 뒤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을 지나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 햇살이 내리쬐는 작은 공원이 나왔다. 허름한 공원이지만 뒤를 둘러보자
“우와~ 대박~”
절경이 펼쳐졌다. 약간 낮은 아파트고 강에서 조금 멀어 조망권이라 할 수는 없었지만 한강 근처에 자리 잡은 지역이라 조금 야트막한 야산에만 올라와도 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윤호의 눈에 보이는 절경은 한 눈에 보이는 한강의 뷰가 아닌 한강의 뷰를 바라보고 있는 한 여자의 뒤태였다.
‘우와~~ 이게 더 대박이구나~’
찰랑찰랑 흔들리는 머릿결, 늦봄과 초여름 사이라 하늘거리는 슬립 원피스를 입은 그녀의 실루엣은 윤호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특히나 타이트하게 달라붙어 엉덩이의 팬티라인이 움찔거리자...
“후우우욱~”
윤호는 지난 몇 년간 봉인되어있던 자신 안의 본능이 꿈틀대는 것을 느꼈다.
“아... 진짜 한 번 해보고 싶다...”
입이 방정이었다. 윤호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 나올 줄은 윤호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윤호는 자신의 입을 막으며 실수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한참을 섹시한 뒤태를 뽐내며 한강을 바라보던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드리워졌다.
***
“현지야~!!”
물론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돌았던 이유는 한 번 하고 싶다는 내 말 때문은 아니었다.
“어머 언니~!”
“에이구 현지 너 또 여기서 멍 때리기 하고 있니?”
“현지 얘는 뭐 아직 젊으니까... 센치함이 살아있는 거지~”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두 명의 여자들이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름이 현지인가?’
나는 뻘쭘하게 구석에 있는 벤치에 가서 딴 데를 보고 있었다. 반갑게 수다를 떨기 시작하는 세 여자는 딱 봐도 상당히 친한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대화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 난 증말 이런 데서 경치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막 싱숭생숭 거려~”
“야 싱숭생숭만 거리냐? 난 지금이라도 데이트하러 나가고 싶다”
“어머~ 자기는 좋겠다~ 남편이랑 아직도 꽁냥꽁냥한가봐~”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진하고 앙칼진 눈매의 여자가 부러운 눈빛으로 30대 중후반쯤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꽁냥꽁냥은 개뿔~ 우리 영감님은 탈락이고 아... 그냥 쌈빡한 애인이랑”
“어머머머? 이 여자가 아주...”
40대 녀는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지으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아~주 바람직한데?”
“뭐래~?”
“자기야~ 막말로~ 이런 사람 없는 공원에서 남자랑 딱 둘이 있어봐...”
“어우우우~~”
“내가 그냥... 아으으으~ 아주 막 그냥~”
“아주 그냥 뭐?”
“진짜 홀딱 벗겨버리고 쪽쪽 빨아서 빨딱 세워서... 흐으응~~~”
온몸을 불사르는 듯 신음과 야한 표정을 지어가며 하며 말을 이어가는 40대 녀를 보며 현지라고 불리는 그녀는 피식피식 웃음을 지어보였다.
심지어 30대 녀는 자신의 젖꼭지를 손으로 문지르는 흉내를 내며 깔깔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
구석진 벤치에 있던 윤호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심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 진짜 아줌마들 음담패설 꼴리게 잘들 하시네...’
쿵쾅거리던 가슴은 자꾸 밑으로 내려와 가운데도리를 마구 용솟음치게 만들었다.
“히이익~ 언니... 저기...”
아니나 다를까 그 순간 현지라 불리는 여자가 갑자기 윤호를 향해 눈길을 보냈다. 윤호가 있다는 것을 그제 서야 인지했던 것이다.
‘아 X발~ 이거 완전 ㅈ됐네....’
윤호는 기지를 발휘해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후드티의 모자를 깊게 뒤집어쓰고는 조는 듯 고개를 꾸벅거렸다.
“크르르릉~ 푸우웅~”
코고는 연기까지 곁들이니 누가 봐도 오후 늦게 공원에 나와 벤치에 기대 조는 백수였다.
“자기야, 괜찮아~ 자는 것 같은데?”
“그래~ 현지야 너무 신경 안 써도 돼~ 여기서 저렇게 자는 사람 많아”
세 여자들은 그렇게 얘기하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내심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 없었나 보다.
“아~ 참, 자기 현지 데리러 가야지?
“에구궁, 나도 선희 학원 픽업하러 갈 시간이네”
윤호는 순간 ‘현지’가 그녀의 딸 이름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현지가 아니라 현지 엄마였던 셈이다. 짙은 눈매와 굴곡지고 도발적인 몸매의 40대녀. 그녀의 딸은 선희, 그러니까 선희 엄마.
‘현지 엄마... 선희 엄마...’
“참 세호는 학원 끝 날 시간 안됐어?”
“으휴... 난 걔 잡으러 피시방 가야 될 듯....”
“에그그 자기가 고생이 많다.”
아마 중딩일 것으로 예상되는 아들을 잡으러 피시방에 갈 큰 가슴에 비해 날렵하고 늘씬하게 빠진 몸매의 30대녀는 세호엄마.
‘세호 엄마로군...’
세 여자들은 인사를 한 뒤 각자 부리나케 흩어졌다. 윤호는 슬그머니 실눈을 떠 그녀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후후후후~”
윤호는 공원 난간으로 자리를 옮겨 한강의 전경을 바라다보았다. 강변 멀리 보이는 빌딩 뒤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과연~ 낙원이기는 낙원이로구나~ 하하하”
***
윤호는 공원을 내려오다 화장실을 들렀다. 소변을 보기 위해 물건을 꺼냈는데 참 안타깝게도 가운데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야... 이거 참 난감하다 난감해...”
윤호는 소변을 본 뒤에도 빨딱 서있는 그 녀석을 보며 어찌 난처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30대 초반인 윤호였다. 욕정에 가득 차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서 빳빳해지지 않을 재간이 윤호에게는 없었다.
“이제... 그만 좀 가라앉아라 얘야...”
윤호는 억지로 바지 속으로 가운데를 밀어 넣으며 화장실 밖을 나서려던 찰나였다.
“으으으윽~”
어디선가 이상한 비명 소리가 들렸다. 화장실 뒤쪽이었다.
윤호는 꿀꺽 침을 삼켰다. 밖을 내다보니 약간 어스름이 내려져 있었다. 그만큼 위험한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
검도 유단자인 윤호는 화장실 구석에 있던 빗자루를 들고 조심스럽게 작은 화장실 창문으로 뒤를 내다보았다. 하지만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털컥~ 털컥~”
무엇인가 덜컥거리는 둔탁한 소리가 들려오자 윤호는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소리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나고 있었다.
‘대변 칸?’
윤호는 대변 칸 맨 끝 쪽으로 다가갔다. 이렇게 격렬한 소리와 비명이라면 분명 자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곳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들었어...’
윤호는 문을 두들기고 인기척이 없으면 문을 밀고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공원 화장실의 대변 칸은 생각보다 허술했다. 문 앞에 서있으면 보지 않으려해 도 문틈으로 안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문틈이 넓게 벌어져 있었다.
“으아....”
문틈 안을 본 윤호는 두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아흐으으응~ 오빠~아앙”
그곳에는 현지를 데리러 간다던 현지 엄마가 치마를 올리고 가슴 한쪽을 꺼내 매만지며 격렬한 자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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